2020. 12. 23. 14:27ㆍ리빙로그/전자제품
때는 2020년 12월 19일 (토)
아주 오래전 아는 지인분께서 예약 구매에 성공했다고 알려주시고, 그 기억이 가물가물해질 때쯤 되어서야 겨우 받을 수 있었다. 최근 아이폰부터 맥북, 각종 컴퓨터 부품과 더불어 차세대 게임기 (XSX, XSS, PS5)들 조차 구하기 힘든 와중에 엄청난 인맥 덕분에 나도 어렵사리 구할 수 있었는데, 감사의 의미로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함께 전달했다.
사회적 거리두기 2.5단계와 더불어 9시도 넘어서야 만나서 받을 수 있었기에, 편의점에서 따뜻한 커피를 한잔 사서 밖에서 오들오들 떨며 잠시나마 담소를 나누었다.
기존에 사용하던 PS4를 이날 아침에 당근마켓을 통해 한 외국인 분에게 저렴한 가격에 넘기고, 잠시 콘솔 게임을 떠나는 듯했으나, 그날 밤 바로 다시 복귀 신고를 하게 되었다. 처음 상자를 받아 들었을 때에는 생각보다 놀랐던 점이, 제법 많이 묵직하다는 점이었다.
아침에 들고 나왔던 플레이스테이션 4 상자에 비해 크기도 커지고 무게도 더 나가는 걸 느껴보니, 최근 인터넷에서 아주 조롱받던 그 디자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.
집에 도착해서 책상 위에 올려놓고 보니 그 크기를 더욱더 체감할 수 있었다.
내 모니터의 경우 49인치 울트라 와이드 모니터를 사용 중임에도 상자를 옆에 두었을 때 상대적으로 작다는 느낌을 전혀 받을 수 없었다.. 어찌 되었던 오래 기다린 만큼 서둘러 개봉을 해보기로 했다.
메인 상자를 열어보면 굉장히 단순한 구성품에 한번 놀라게 된다.
보호캡을 착용한 상태로 본체가 바로 나오게 되고, 각종 부속품을 넣어 놓았을 것 같은 기다란 상자 하나 이게 전부다.
본체의 디자인은 이미 인터넷에서 질리도록 많이 봤었기 때문에, 구성품이 어떤 게 들어 있는지가 먼저 궁금했다.
부속품이 들어 있는 상자를 열어보면 다시 각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는 걸 알 수 있다.
각각 PS5를 사용하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구성품들로만 채워져 있었는데, 생각보다 많은 게 들어 있네 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뭔가 PS4 때보다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그랬다. 물론 그냥 느낌일 뿐 실제로 무언가가 부족하다거나 그런 건 아니다. (생각해보니 모노 이어폰은 이번 PS5 에서는 별도로 제공하고 있지 않았다)
구성품은 가이드 2종, 거치대, HDMI 케이블, 파워 케이블, 컨트롤러 케이블과 듀얼 센스이다.
이번 플스 5는 차세대 엑스박스인 XSX / XSS 와는 다르게 유선형 디자인을 갖고 있다.
그래서 일반적인 느낌이라면 세로로 세워서 사용하는 게 자연스러워 보이는데, 가로로 거치하여 사용하고 싶은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기에, 이 거치대가 필수로 들어가게 된 것 같다. (플스 4 에서는 거치대는 별매였다)
가로로 거치해서 사용할 경우에는 유선형 디자인을 잘 잡아주면서 바닥에 안정적으로 놓을 수 있도록 역할을 해주고, 의외였던 점은 세로로 세워서 사용할 때에도 이 거치대에 기기를 고정시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.
플스 5를 처음 구매한 사람이라면 부디 가이드를 보고 난 후 거치대를 장착하도록 하자.
아무리 거치대에 올려놔 봐도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주변 친구들에게 물어보니, 설명서에 적혀있는 데로 설치하라는 따끔한 조언을 듣게 되었다.
지난 4세대 동안 플레이스테이션의 컨트롤러는 듀얼쇼크였다. 매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듀얼쇼크 역시 1부터 4까지 함께 발전해 왔고, 거의 대부분의 경우 경쟁 콘솔인 엑스박스의 컨트롤러보다 조작감 면에서는 밀리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. 그러나 이번 플레이스테이션 5 에서부터는 듀얼쇼크라는 네이밍을 버리고 듀얼 센스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시작을 했다.
크기 자체는 전세대의 듀얼 쇼크보다 조금 더 커지고 무거워졌는데, 되려 이게 손으로 움켜쥐었을 때 더 안정감을 주는 느낌이 들었다. 각 버튼들 역시 고급스럽게 마감되었고, 가장 강조되는 햅틱 피드백은 제대로 체험을 아직 해보지는 못했지만, 간략하게 사용해봐도 몰입감 있는, 뭔가 부족했던 부분을 시원하게 메워주는 역할을 하게 된 것 같다.
완충제로 둘러 쌓여 있던 본체를 꺼내어 모니터 앞에 올려놓아 보니 그 크기가 더욱 체감되었다. 기존에 사용하던 플스 4에 비해 거의 1.7배 정도는 커진거 같은 이 느낌. 그래도 인터넷에서 많이 봐서 그런지 제법 뇌이징이 된 탓인지, 이 미래 지향적인 느낌이 그다지 질리지도 않고 나름 괜찮아 보이기 시작했다. 화이트 색상의 겉 케이스, 그리고 그 안에 검은색 유광으로 처리된 파츠가 함께 하니 제법 세련된 맛이 있었다.
미래 지향적이고 세련된 디자인과는 별개로 이 가운데 부분의 유광 파츠의 경우 개봉하자마자 찍은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먼지가 달라붙어 있는 게 보일 정도로 아주아주 먼지가 잘 달라붙는 재질이었다. (물론 잔기스에도 매우 취약하다)
이미 많은 리뷰를 통해 지문이 쉽게 남는다는 것도 익히 들어서 거치대를 끼우고, 각종 케이블을 연결하면서도 절대 이 부분은 손으로 만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작업을 했다. 지금 생각해보면 왜 이 부분을 이런 유광 재질로 해버려서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분노가 솟아오른다.
반면 유광 파츠를 감싸고 있는 하얀색의 겉 케이스의 경우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, 지문이나 잔기스에 매우 강한 소재로 되어 있다. 특히 핸드폰 카메라로는 담을 수 없었지만, 이 겉 케이스의 내부를 자세히 보면 O / X / ㅁ / ㅅ 로 플레이스테이션 컨트롤 키 들을 이용해 패턴을 만들어 놓았는데, 이 부분이 생각보다 세심한 디자인으로 다가왔다.
이 컨트롤 패턴의 경우에는 듀얼 센스의 하단 부분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 있다.
플스 5 디자인이 처음 공개된 이후 거의 출시 직전까지 이 뒷부분을 공개한 적이 없어 많은 사람들의 비난을 샀었는데, 이게 실제로 뒷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던 건지, 아니면 아무 생각이 없던 건지 종잡을 수 없지만, 실 기기의 뒷면은 그리 나쁘게 다가오지는 않았다.
내 개인적인 느낌은 너무 과하거나 흉물스럽지 않게 딱 필요한 포트만 딱 적당하게 있다는 느낌이다.
거치대를 어떻게 설치하는 건지 몰라 한참을 헤매다가 가이드를 보고 제대로 설치할 수 있었다.
확실히 그냥 세워놓았을 때보다 거치대를 해서 세워두는 편이 디자인 적으로도, 안정성 측면에서도 좋은 듯하다.
내 경우에는 항상 콘솔은 세로로 세워서 사용을 했기 때문에 이 디자인이 편하지만, 만약 가로로 거치하여 사용할 예정이라면, 플스 5 크기를 사전에 보고, 미리 놓아둘 자리에 들어갈지 재보는 작업이 필수로 되어야 할 것 같은 크기다.
최종적으로 모든 케이블을 연결하고 예정해 두었던 자리에 플스 5를 놔두었는데,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커서, 이후에는 약간의 자리 재조정을 했다. 책상과 벽지가 모두 화이트 톤임에도 불구하고, 유달리 하얀 겉 케이스 덕분에 벽지의 경우에는 더 노랗게 보이기까지 하다.
기존에 사용하던 플스 4는 슬림이나 프로가 아닌 노멀 플스 4이다 보니 게임 그래픽도 현세대 중 좋은 편이 아니었고, 프레임도 항상 타 기종보다 낮게 플레이를 하고 있었는데, 요 며칠 플스 5로 몇 가지 게임을 해보며 느낀 점은, 60 프레임이 최고다. 정말 최고다.
플레이스테이션 5는 아직까지 느껴지는 바로는 현세대 콘솔 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 4에서 엄청난 그래픽 발전이 있는 편은 아니다. 오해할 수 있겠지만 분명 그래픽은 훨씬 좋아졌고, 프레임도 훨씬 좋아졌다. 성능적인 부분의 발전이 아니라, 그래픽 때문에 혁신이다 라는 느낌은 최근 게임에서는 더 이상 아직은 느낄 수 없는 한계점에 도달한 것 같다. (VR을 제외한다면)
다만 이번 플레이스테이션 5의 경우 듀얼 센스를 통해 한 차원 다른 게임 경험을 시켜줄 것 같다.
가장 큰 혁신은 기기 성능이 아니라, 듀얼 센스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.
아직 플스 5 전용 게임이 나오고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향후 2~3년 동안 얼마나 멋진 경험을 제공해 줄 게임들이 나오게 될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.
코로나 때문에 여행을 못 가서 그런지 최근 너무 많은 물건을 사고 있는데, 제정이 점점 걱정되기 시작했다.
- 끝 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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